번화한 거리로 나와서,

계속해서 걸어가는 다카미나.

눈치채지 못하게 옆을 보려고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더니

보인, 맞잡은 손과 손.


부드럽고 따뜻한 기분이 되었다.


" 잠시 지나가는 사랑 4 "


풀어진 얼굴을 한 채로

얼굴을 들고 옆을 보면,

눈이  딱 맞았다.

부드러워진 마음이

단번에 시끌벅적해지고,

두근 두근 가슴이 울린다.


눈을 피하고 싶어도 딱 마주쳐있어서, 피할수도 없다.

뭔가 화제가. 하고 생각했지만,

떠오르는 것은

말랑말랑한 손이네.

따뜻한 손이네 .

라는 것.


" 뭐 먹을까ㅡ? "

" 응ㅡ... "

" 근데, 혼나겠다ㅡ (쓴웃음) "

" 응? "

" ... 지금 가니까. 라고 말했는데, 나와버렸으니까. "

" ... 왜... ? "

" 음ㅡ ... 유코가 울어서말야. "

" ... 안울었거든... "

" 거짓말하네ㅡ (웃음) "

" 뭣! 거짓말 아니거든! "

" 하하(웃음) 아파, 아파(웃음) 손에 힘 풀어ㅡ(웃음) "

" 정말... 괜찮아? 앗짱을 화나게하면, 무섭다구(쓴웃음) "

" 알고 있어ㅡ(웃음) 그래도... "

" 그래도, 뭐? "

" 괜찮아. "

" 뭐가? "

" 앗짱이 화나도.

지금은 유코 쪽이 위태로우니까(웃음) "

" 위태롭다니... "

" 갑자기 캔슬시킨건 앗짱이 먼저고 말야ㅡ(웃음) "

" 다카미나... "



번화한 거리에서 한 발짝 벗어나서

사람이 조금씩밖에 없는 길로 빠졌다.

어디로 가는걸까? 하고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이대로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다. 고 생각이 들어서.

약간 앞을 걷는 다카미나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장소로.


그런 안좋은 생각을 부정하듯이,

걸음을 멈춘 다카미나를 따라서 멈추면 자그마한 양식집.


여기 오므라이스, 엄청 맛있어. 하며 딸랑딸랑 소리를 울리며 열린 문.

오렌지색 조명이 왠지모르게 따뜻한 작은 양식집.

마치 다카미나같은 가게다. 라니, 끝까지 다카미나에게 푹 빠진듯한 사고방식.


가장 안쪽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겉옷을 벗고 있으니, 점원이 물과 물수건을 가지고 왔다.


메뉴판을 건네받아서, 안을 들여다보면 다카미나 추천인 오므라이스. 치즈 오므라이스라는 것도 있고, 맛있어보이네ㅡ 하며 눈을 떼지 않으면, 앞에 앉은 다카미나한테서 킥킥 웃는 목소리.

궁금해서 얼굴을 들면,

정했어? 하며 싱글벙글.

곧바로, 치즈 오므라이스. 라고 말했더니,

역시. 하며 싱글벙글.


" 역시. 가 뭐야ㅡ. "

" 분명 그럴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웃음) "

" 다카미나 주제에, 예상하지마. "

" 다카미나 주제에. 라니 뭐야ㅡ. "

" 둔감한 사춘기 남자애 주제에(웃음) "

" 아니거든! "

" 다카미나는? 뭐 먹을건데? "

" 햄버거! "

" 어린애(웃음) "

" 코웃음 치지말라구ㅡ. "

" 안웃었어(웃음) "

" 현재 진행형으로 웃고 있거든요, 유코 씨. "




재밌었을 식사.

하지만, 점점 떠오르는 그림자.

떠올리고 싶지 않더라도,

다카미나를 보고있으면,

어떻게 해도 떠오르는 존재.


앗짱.

마에다 아츠코.

AKB 있던 때도

지금 현재도,

최고의 라이벌.


서서히 말수가 줄어든 나를 느꼈는지 다카미나도 점차 말수가 줄어들었다.

다 먹었을 때 무렵에는 두 사람 모두 말없이.


뭔가 말하지 않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참에, 다카미나가 입을 열었다.


" 고마워 ... 유코. "

" 어? "

" 오늘... 사실은 힘들었거든(쓴웃음) 혼자 있는거... 그래서 유코가 와줘서 살았어. "

" ...... "

" 고마워. "

" 딱, 히... 다카미나를... 위해서가, 아니니까... "

" 어? 뭐라고? "

" ...... "

" 유코? "

" 다카미나를 위해서가 아니야. 감사의 말을 들을만한 게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해서니까... "

" 스스로를 위해서라니? "

" 다카미나를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약해져있는 다카미나의 틈을 노리고, 접근한거야(쓴웃음) 다카미나가 생각하는 좋은 녀석이 아니야, 난 (쓴웃음) "

" ...... "

" 다카미나... "

" 응? "

" 나와 사귀자... "

" 유코... "

" 첫 번째가 아니라도 좋으니까... 두 번째라도... 다카미나의 그녀가 되고싶어. "

" 무슨 말이야... "

" 익숙한걸. 앗짱의 다음은(쓴웃음) 그러니까 "

" 유코! 그만. 그런 말투, 그만해. "



넘쳐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은 채,

다카미나를 계속 바라봤다.

곤란한 듯이 눈썹을 내리고 쓴웃음을 지은 다카미나가, 살짝 눈물을 닦아준다.

손가락밖에 닿지 않았는데, 전해져오는 다카미나의 열기.

좀 더 느끼고 싶어서,

볼에 손을 뻗었다.


꽉 쥔, 다카미나의 손.

잡아돌려준, 다카미나의 손.

마음을 잡힌듯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지금부터 맞이할, 잔인한 미래를 보지 않도록 눈을 감았다.











고개를 팍 든 다카미나가,

왠지, 배고프다(웃음) 하며 씨익 웃는다

그 후로도 재잘재잘 떠들면서 장난을 계속한다.


정말 바보같은 녀석.

정말 응석부리는게 서툰 녀석.


「 잠시 지나가는 사랑 3 」


무리해서 웃고있다는게 다 보이거든. 멍청아.

여전히 재미없다고. 멍청아.

마음 속으로 하는 욕을, 말로 꺼낼 수는 없어서.

자신의 의사를 사람에게 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었는데... 다카미나가 앞에 있으면, 목이 막힌듯이, 생각의 절반도 전하지 못하겠다.


한심하다.

우습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런 내가 싫지 않다.

그만큼 다카미나를 좋아한다고 실감할 수 있으니까, 싫지 않다.


멍하니 다카미나를 눈으로 쫓으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서인지 믿을수가 없는건지 지근거리에 다카미나의 얼굴.

무심코 몸을 젖힐 뻔 했지만, 다카미나의 양손이 뺨을 향해 뻗어왔다.


" 뭐, 뭐야? "

" 유코. 말해볼래? "

" 뭐, 뭐를? "

" 무슨 생각 했어? "

" 뭐 , 왜? "

" 꺼내놓으면, 편해질지도 모르잖아(웃음) "

" ... 아, 아무것도, 아냐. 그냥, 멍하게 있었을 뿐... "

" ...... 그래. 피곤하지 않아? 자고가도 되니까 좀 누워. "

" ... 응... "


별로 피곤하지도 않고 졸리지도 않았지만, 소파에 누웠다.


그치만, 가까운걸///

그치만,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걸///


부끄럽다는걸 느끼고 얼굴에 열이 모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카미나에겐 보이지 않도록 엎드려서 눈을 감았을 때, 머리 위에서 휴대폰의 진동소리가 났다.

얼굴을 향해보면, 소파 구석에 다카미나의 휴대폰.

꽤나 길게 울렸으니까, 분명 전화일 것이다.

다카미나에게 시선을 향하면, 부엌에서 뭘 하는시 부시럭거린다.

전혀 눈치챈 기색이 없다.

살며시 손을 뻗어서 화면을 보면,

아츠코라고 표시가 되어있어서...


쿡쿡 가슴이 아파온다.


받는걸 원하지 않는다.

다카미나와의 시간을 방해받고싶지 않다.

독점하고 싶다.


차례차례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든 컨트롤하며, 다카미나를 향해 외쳤다.

마음과는 정반대의 말을 외쳤다.


" 다카미나ㅡ 전화 왔는데ㅡ! "

" 진짜ㅡ? 누구ㅡ? "

" ...앗짱ㅡ! "

" 아츠코? "

"아... 끊겼다... 미안... "

" 왜 사과하는거야(음) "

" 아니... 말하는게 늦었으니까... "

" (쓴웃음) 유코 오늘, 이상한데(쓴웃음) 어딘가 빠진 것 같아(쓴웃음) "

" 그런 일... 없거든. "


다가온 다카미나에게 휴대폰을 건네준다.

곧바로 귀에 갖다대고, 다시 전화하는 모습을 보고있을 수가 없어서 눈을 돌렸다.


쿡쿡 아파오던 가슴은,

지금에 와서는 욱신거린다.


참을 수가 없어서, 화장실 빌릴게. 하며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화장실 문을 닫은 순간, 힘이 빠진 것 처럼 벽에 기대었다가 질질 주저앉았다.

눈물을 닦자도 않고서,

무릎을 끌어안고서,

무서워하고 있었다.




밖에서 노크 소리와 함께 유코ㅡ 하며 부르는 소리.

천천히 고개를 들고 눈물의 흔적을 소매로 닦고 물로 흘려냈다.

마음도 함께 흘러가줘. 하고 거짓말을 생각하면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 천천히 문을 열었다.


" 괜찮아? "

" ... 화장실 정도는 느긋이 있게 해달라고ㅡ(쓴웃음) "

" 미안, 해(쓴웃음) "

" 앗짱, 온대? "

" 아... 응... "

" 그래. 그럼, 방해꾼은 사라져 볼까ㅡ(웃음) "

" ... 유코... "


" 그, 런... 얼굴, 하지, 말라고... "

" ...... "

" 부탁, 이니까... 모르는, 척은, 잘, 하, 잖아...? "

" ...... "

" ... 돌아갈, 게... (쓴웃음) "

" 유코. 잠시 어울려줄래? "

" ??? "

" 배가 고픈데, 재료가 없어서 말야(웃음) 뭔가 먹으러 가자(웃음) 같이 가자고. "


갑자기 말하기 시작하더니 손을 당겨져서 거실로 끌려갔다가, 내 가방과 다카미나의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향한다.


엑?! 뭐?! 따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를 내면서 이끌려지는 그대로 따라갔다.


현관 문을 힘차게 열고서

팍팍 나아가는 다카미나.

사고가 엉망진창이라 그런지,

기대에 가슴이 부풀어서 그런지,

아무 생각도 없이 따라갔다.

손목을 잡혀있었지만,

놓고서, 다카미나의 따뜻한 손바닥을

조심스레 붙잡으면,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돌려잡고

팍팍 나아간다.



춥다ㅡ(쓴웃음) 하며 작은 몸을 더 작게 하고서, 앞을 걷는 다카미나의 뒤를 따라서 걸어간다.

조용히 깊어가는 밤중을 다카미나와 둘이서, 걸어간다.












오래간만의 술자리에 참가했다.

발걸음은 가볍기도 하고 무겁기도 하고.

다카미나가 없다는 사실이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 하며 가볍기도 무겁기도 한 발걸음으로 예약되어있는 가게에 들어갔다.


「 잠시 지나가는 사랑 2 」


가게 사람에게 안내되어 도착한 안쪽의 방.

조금씩 들리는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에

본래, 즐거운 일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들뜨지 않을수가 없다.


미닫이 문을 열고 먼저 시선이 마주친 사람은 마리짱.

수고했어~(웃음) 하며, 말을 주고받으면서 호리고타츠 식*의 일본식 방에 발을 넣었다.


방을 둘러보고 참가 멤버를 보고 있다가, 눈이 점이 되었다.


왜...?

어째서...?


머릿속에 떠오른 물음표는,

주위의 눈이라든지,

자리의 분위기라든지,

전혀, 생각할 수가 없게 되었다.


머리에 피가 올라서,

그 사람을 노려보듯이,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 왜... 앗짱이 있는거야...? "

" 윳피ㅡ? "

" 있으면 안되는거야ㅡ? (웃음) "

" ...... "


그치만... 다카미나는?

오늘은, 다카미나와 밥먹으러 간다고 약속이 있었을텐데.

타카미나, 일주일 전부터 기대하고 있던걸 내가 알고 있는걸.

계속 봐왔었기 때문에, 알고 있는걸.



술자리를 즐길 기분이 들지않아서,

한결같이 쓴웃음조차 짓지 못하고 있는 표정의 모두에게는 미안하지만,

가지 않으면...

머리에 떠오른 것은 그것뿐으로.

머릿속에는 그것 밖에 없어서.


미안. 돌아갈래.

그렇게 말하고 발길을 돌렸다.


뒤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빠른 걸음으로,

반 뛰어가듯이,

되돌아 보는 일도 없이,

가게를 나왔다.



가게를 나와 바로 앞의 큰길에서 택시를 잡고, 내뱉듯이 목적지를 말하고, 시트에 등을 기대는 일도 없이, 그저, 오로지 앞을 보고 있었다.

가방 안에서 반짝 반짝 점멸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가만히 앞을 보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택시에서 뛰어내리고 현관 입구까지 달렸다.

빠른 걸음도 아니다,

반 뛰어가는 것도 아니다,

주위를 볼 여유조차 없이,

달린다.



짧은 거리인데도, 약간 숨이 거칠어진 스스로에게 늙었구만ㅡ(쓴웃음) 따윌 중얼거리고 , 호흡과 기분을 달랜다.


쭉 편 손가락 끝으로,

집 번호를 가볍게 누른다.

잠깐의 사이를 기다렸다가,

듣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크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와서.


" 왜?! "

" 열어ㅡ. "

" 어?! 엑?! "

" 빨리ㅡ. "

" 잠깐!? 무슨 일? ! "

" 추워ㅡ "

" 아! 미안 (땀) "


조용히 열린 자동문.

얼른 들어가서, 또다시 달렸다.

입구를 가로질러서,

몇 미터 앞의 엘리베이터까지

달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뭘 이렇게 필사적인걸까 따위는, 어리석은 질문.

근처에, 옆에 있을 수 없어도 좋지만, 시야에는 들어와있으면 싶으니까 .

단지, 그뿐...

그럴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욕심이 난다.

근처에, 옆에 있고 싶다고.

지금까지 줄곧, 앗짱의 지정석이었지만...

근처에, 옆에, 있고 싶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다카미나의 집을 향하면 집앞에 다카미나가 서있었다.

아무런 일도 없는 척 꾸미면서

얍! 하며 오른손을 들고서

다카미나에게 웃음을 지으면

엉. 하며

놀란 얼굴을 하고 오른손을 들어서 돌려주었다.



" 왜 그래??? 유코가 갑자기 오다니 신기하네... 랄까, 처음이잖아. "

" 응ㅡ(웃음) 다카미나가 보낸 텔레파시가 왔거든(웃음) "

" 텔레파시ㅡ??? 뭐야 그게(웃음) 보낸적 없거든(웃음) "

" 이상한데ㅡ(웃음) 분명 왔단말야 (웃음) "

" 뭐라도 마실래? "

" 마실래ㅡ. 따뜻한 차가 좋아"

" 오케이. "


주방으로 가버린 타카미나를 시선 끝으로 배웅하고, 마음대로 소파에 앉았다.

시야의 구석은 아니고, 빤히 다카미나를 봤더니 눈이 마주쳤다.


나와 달리 여유있는듯한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다카미나.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이 너무 시끄러워서 어쩔 수가 없는데.


차를 가지고 와서 옆에 앉은 다카미나.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받고서, 본론에 들어갔다.


 "그래서? 정말 뭐야? 무슨 일 있었어? "

" 응ㅡ? "

" 고민? "

" 땡ㅡ (웃음) "

" 그럼 뭐냐고ㅡ (웃음) "


" 울고있진 않을까... 걱정되서... 그뿐이야... "

" 에? "

" ...오늘... 앗짱이랑 밥먹으러 갈 약속이었지? "

" 어?! 왜 알고있어?! "

" 그렇게나 잔뜩 들떠있던 주제에(쓴웃음) 다보였거든요 (쓴웃음) "

" 진짜냐 ... "

" 근데... 앗짱이 갑자기 취소한거지? "

" (쓴웃음) "

" 오늘... 마리짱이랑 냥냥하고, 마시고 가자고 해서 말야... 그 자리에... 앗짱이 있었으니까... "

" 그랬, 구나(쓴웃음) 뭔가... 미안. 걱정시켜서... 모처럼 기대하고 있었을텐데... "

" 전혀. 내가 마음대로 한 거니까. "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는 다카미나를

끌어안을 수 있다면...

좋아한다고 고백할 수 있다면...

나로 정하라고 말할 수 있다면...


뻗은 손은,

작은 몸을 끌어안는 일 없이,

등을 어루만질 뿐.

바라보는 눈동자는

커다란 눈동자와 마주치는 일 없이

일방통행.



안타까움을 느끼고,

후우 숨을 들이마시고,

아무것도 꺼내지 않고,

내쉬었다.
















깨달았을 무렵에는

늦어버린 사랑.

잠시 지나가는 것이라고,

외면했던 사랑.


「 잠시 지나가는 사랑 1 」


넓지 않은 대기실을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는,

나보다 작은 몸을 눈으로 쫓는다.

옆에서 보면 진지하고 부지런한 사람.

그렇지만 나에게는, 무리해서 움직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분명 가만히 있으면 생각나 버리니까.

외롭다는 기분이.

마음에 구멍이 뚫려버린 것을.

그러니까, 보지 않도록, 눈치채지 않도록 하고있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일들이

작은 몸을 짓누르고

압박당하고 있을 마음.

하지만, 보지 않도록, 눈치채지 않도록 하고있다고 생각한다.


의지하라곤 말하지 않지만,

힘내라곤 말할 수 없지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근처에는 이렇게나 믿음직한 동료가 있다는 것을.

근처에는 이렇게나 생각해주는 내가 있다는 것을.




대기실을 한 번 돌고, 딱히 아무것도 없었는지, 슬쩍 빠져나가길래 무의식적으로 몸이 쫓아갔다.

마리짱에게 중간에 불린 느낌이 들었지만, 멈추지 않고 대기실을 나와서 쫓아갔다.



여기저기 찾으러 다녔지만, 그 모습을 찾을 수가 없어서.

어디 간거야... 바보자식... 하며, 숨을 헐떡이고 있는 자신.


왜 숨을 헐떡이면서까지 다카미나를 쫓고있는지 따윈, 어리석은 질문.

근처에, 옆에 없어도 상관없지만, 시야에는 들어있었으면 싶으니까.

단지, 그뿐이다.



수록 시간도 다가오고 있고,

이미 벌써 대기실에 돌아왔을지도 모르고,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했을 때,

비상계단의 창가에 사람 모양의 실루엣.


조용히 다가가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살짝 열어보면,

아름다운 옆모습을 하고,

깨끗한 눈물을 흘리는,

다카미나가 있어서.


천천히 이쪽을 돌아본 다카미나와 눈이 맞았지만, 아무런 말도 못한 채 피하지도 못해서.

실제로는, 몇 초 였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계속 마주보는듯한 착각에 빠져있었다.



깜짝 놀란 다카미나가, 이제 와서 소매로 눈물을 닦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싱긋 웃으며, 왜 그래? 라고 하니까...


눈물이 넘칠 것 처럼 되었다.

껴안고 싶어졌다.


상의의 옷자락을 꽉 쥐고 어떻게든 참고서, 스스로도 알 정도로 쓴웃음을 지으며 뭐하고 있었어ㅡ? 총감독(웃음) 같은걸 말하며 놀렸다.


" 응ㅡ... 석양...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야. "

" 그래, ... "

" 유코는? 왜? "

" 나는... 그냥... "

" 뭐야 그게(웃음) "

" 저기... 다카미나... "

" 응 ? "

" ...... 앗짱하고는... 잘 지내...? "

" ... 뭐야 갑자기(웃음) 정말 무슨 일이야ㅡ? "



정말 바보같다.

스스로 상처를 도려내는듯한 것을 물어보다니.

듣고싶지 않은 일을 물어보다니.

하지만... 다카미나의 눈물의 원인은, 그거잖아?

그러니까... 뭘 불안해 하는거야(웃음) 바보커플 주제에(웃음) 하며, 말해주지 않으면 안되는거잖아?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자신의 감정에 뚜껑을 덮고,

연하인 주제에 어른스럽고,

서투른 주제에 폼이나 잡고,

작은 주제에 커다란 다카미나를

그저, 시야의 한가운데에 두고 싶어서.

나는,

보지 않는 척 했다.

깨닫지 못한 척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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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ㅡ!!! 빙고다ㅡ!!! "



드디어 빙고를 완성한듯한 아츠코는 양손을 들어올리고 온몸으로 기쁨을 드러내고서, 허둥지둥 자동청소기를 가지러 갔다



" 축하해 "



떨어진 장소에서, 나는 홀짝 홀짝 주스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의 말을 꺼냈다






아츠코의 졸업공연 후

우리는 뒷풀이에 와있다



졸업공연에 나오지 않은 멤버도 달려와서, 아츠코는 그런 멤버를 보고 기쁜듯이 웃으며 환영했다


즐거워보이네 라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나는... 울어서 그런것도 있지만,

눈물을 너무 참은것도 있어서 상당한 피로와 졸음이 덮치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분명,


아츠코가 졸업해버리는 현실이겠지만



" 얍 "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머리를 얻어맞았다


얼굴을 올리면

지금 바로 생각하고있던 그 사람이 있다



" 뭐야아, 갑자기 머리 두드리지 말라구 "


" 이런 구석에서 뭐하는거야ㅡ "


" 별로 상관없잖아 "


" 흐ㅡ응. 오늘의 주역에게 그런 말을 하는구나 다카미나는ㅡ "



주먹으로 머리를 눌러내리는 아츠코.


꽤나 아프다...


불평을 하기도 전에, 아츠코는 내 앞에 앉고서 상반신을 기대어왔다



" 타카미나의 다리 방해야 "


" 잠깐, 무거워~ "



말하는 대로 다리를 벌리면, 사이에 푹 들어간 아츠코. 이런 소파와 벽 사이에 앉아있는 내 다리 사이에 앉다니


너무 좁지않은가



" 주역이 이런 곳에 박혀있어도 괜찮아? "


" 괜찮아. 뭔진 모르겠지만, 모두가 지금부터 연설대회 같은걸 하는듯해 "


" 연설? "


" 내가 없어진 후의 포부를 밝히는 것 같아 "


" ...흐응ㅡ "


" 다카미나도 갈래? "


" 나는 딱히 괜찮아 "



총감독주제에 하며, 웃고있는 아츠코


오른손에 주스를 들고있는 상태인 나는

마시고 싶지만 아츠코의 머리가 방해해서 마실수가 없다



" 잘먹겠습니다ㅡ "


" 에에에에 "



내 목소리를 무시하고, 주스를 마셔버린 아츠코는 빈 컵을 그대로 소파에 두고 슬금슬금 내려간다



" 롤러코스터 형 안전벨트 "


" 아아, 네 네 "



항상 아츠코의 의자가 되면 배에 팔을 돌리지만, 이건 아츠코의 위에서 팔을 내린다


라니, 설명할 필요가 전혀 없잖아...



" 있지ㅡ 다카미나ㅡ "


" 응? "



이제와서는 내 가슴과 배 사이에 머리가 있는 아츠코는, 올려다보면 내 얼굴이 보이고 말겠지


답을 하면서 원피스 차림의 아츠코의 스커트 가장자리가 신경쓰여서, 소파에 놓여져있던 쿠션을 아무렇지도 않게 위에 올렸다



" ... "


" 아츠코? 왜? "


" 그런 점이 좋아 "


" 헤? "


" 무의식적으로 상냥하네, 다카미나는 "



배 근처를 감싸고있는 손을 아츠코가 건드린다



" 안그래 "


" 그런다구. 무의식이니까 깨닫지 못할 뿐 "


" 그거 칭찬하는거지? "


" 응. 솔직하게 하는 말이야 "



아츠코는 날 올려다보고서 씨익 웃는다


두근거린 것도 잠시, 마이크로 앗짱ㅡ 하고 부르는 소리가 뒷풀이 장소에 울려퍼진다



" 불려버렸네 "


" ... "



영차! 하고 일어선 아츠코의 손을 순간적으로 잡아버렸다



" 타카미나? "


" 아, 아아... 미안. 가도 좋아 "



하지만 금방 손을 놓고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도 무의식적인 행동에 놀랐다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으면

아츠코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 다카미나"


" 왜...? "


" 다카미나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게 많지만. 지금건 진심이라고 생각해도 좋은거지? "


" 진심? "


" 가버리면 싫다는거지? "



고개를 기울이며 웃는 아츠코때문에 부끄러워서 시선을 피해보지만. 이제와선 소용이 없다



" 얼굴이 새빨개지는것도 무의식? "


" 진짜~ .. 놀리지마/// "


" 헤헤. 다들 시끄러우니까 갔다올께 "


" 으응...... "



갔다와 라는 말이 목에 걸려서


집어삼켰다


신경쓰는게 지나치잖아, 나



" 갔다와랑 가면 싫어, 인거네 "




어느쪽이 나의 진심인걸까...




마이크를 건네받고 ,

뭔가 선언하라고 말해지는듯한 아츠코를 나는 웃으며 지켜보며.




툭하고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