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팍 든 다카미나가,

왠지, 배고프다(웃음) 하며 씨익 웃는다

그 후로도 재잘재잘 떠들면서 장난을 계속한다.


정말 바보같은 녀석.

정말 응석부리는게 서툰 녀석.


「 잠시 지나가는 사랑 3 」


무리해서 웃고있다는게 다 보이거든. 멍청아.

여전히 재미없다고. 멍청아.

마음 속으로 하는 욕을, 말로 꺼낼 수는 없어서.

자신의 의사를 사람에게 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었는데... 다카미나가 앞에 있으면, 목이 막힌듯이, 생각의 절반도 전하지 못하겠다.


한심하다.

우습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런 내가 싫지 않다.

그만큼 다카미나를 좋아한다고 실감할 수 있으니까, 싫지 않다.


멍하니 다카미나를 눈으로 쫓으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서인지 믿을수가 없는건지 지근거리에 다카미나의 얼굴.

무심코 몸을 젖힐 뻔 했지만, 다카미나의 양손이 뺨을 향해 뻗어왔다.


" 뭐, 뭐야? "

" 유코. 말해볼래? "

" 뭐, 뭐를? "

" 무슨 생각 했어? "

" 뭐 , 왜? "

" 꺼내놓으면, 편해질지도 모르잖아(웃음) "

" ... 아, 아무것도, 아냐. 그냥, 멍하게 있었을 뿐... "

" ...... 그래. 피곤하지 않아? 자고가도 되니까 좀 누워. "

" ... 응... "


별로 피곤하지도 않고 졸리지도 않았지만, 소파에 누웠다.


그치만, 가까운걸///

그치만,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걸///


부끄럽다는걸 느끼고 얼굴에 열이 모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카미나에겐 보이지 않도록 엎드려서 눈을 감았을 때, 머리 위에서 휴대폰의 진동소리가 났다.

얼굴을 향해보면, 소파 구석에 다카미나의 휴대폰.

꽤나 길게 울렸으니까, 분명 전화일 것이다.

다카미나에게 시선을 향하면, 부엌에서 뭘 하는시 부시럭거린다.

전혀 눈치챈 기색이 없다.

살며시 손을 뻗어서 화면을 보면,

아츠코라고 표시가 되어있어서...


쿡쿡 가슴이 아파온다.


받는걸 원하지 않는다.

다카미나와의 시간을 방해받고싶지 않다.

독점하고 싶다.


차례차례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든 컨트롤하며, 다카미나를 향해 외쳤다.

마음과는 정반대의 말을 외쳤다.


" 다카미나ㅡ 전화 왔는데ㅡ! "

" 진짜ㅡ? 누구ㅡ? "

" ...앗짱ㅡ! "

" 아츠코? "

"아... 끊겼다... 미안... "

" 왜 사과하는거야(음) "

" 아니... 말하는게 늦었으니까... "

" (쓴웃음) 유코 오늘, 이상한데(쓴웃음) 어딘가 빠진 것 같아(쓴웃음) "

" 그런 일... 없거든. "


다가온 다카미나에게 휴대폰을 건네준다.

곧바로 귀에 갖다대고, 다시 전화하는 모습을 보고있을 수가 없어서 눈을 돌렸다.


쿡쿡 아파오던 가슴은,

지금에 와서는 욱신거린다.


참을 수가 없어서, 화장실 빌릴게. 하며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화장실 문을 닫은 순간, 힘이 빠진 것 처럼 벽에 기대었다가 질질 주저앉았다.

눈물을 닦자도 않고서,

무릎을 끌어안고서,

무서워하고 있었다.




밖에서 노크 소리와 함께 유코ㅡ 하며 부르는 소리.

천천히 고개를 들고 눈물의 흔적을 소매로 닦고 물로 흘려냈다.

마음도 함께 흘러가줘. 하고 거짓말을 생각하면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 천천히 문을 열었다.


" 괜찮아? "

" ... 화장실 정도는 느긋이 있게 해달라고ㅡ(쓴웃음) "

" 미안, 해(쓴웃음) "

" 앗짱, 온대? "

" 아... 응... "

" 그래. 그럼, 방해꾼은 사라져 볼까ㅡ(웃음) "

" ... 유코... "


" 그, 런... 얼굴, 하지, 말라고... "

" ...... "

" 부탁, 이니까... 모르는, 척은, 잘, 하, 잖아...? "

" ...... "

" ... 돌아갈, 게... (쓴웃음) "

" 유코. 잠시 어울려줄래? "

" ??? "

" 배가 고픈데, 재료가 없어서 말야(웃음) 뭔가 먹으러 가자(웃음) 같이 가자고. "


갑자기 말하기 시작하더니 손을 당겨져서 거실로 끌려갔다가, 내 가방과 다카미나의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향한다.


엑?! 뭐?! 따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를 내면서 이끌려지는 그대로 따라갔다.


현관 문을 힘차게 열고서

팍팍 나아가는 다카미나.

사고가 엉망진창이라 그런지,

기대에 가슴이 부풀어서 그런지,

아무 생각도 없이 따라갔다.

손목을 잡혀있었지만,

놓고서, 다카미나의 따뜻한 손바닥을

조심스레 붙잡으면,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돌려잡고

팍팍 나아간다.



춥다ㅡ(쓴웃음) 하며 작은 몸을 더 작게 하고서, 앞을 걷는 다카미나의 뒤를 따라서 걸어간다.

조용히 깊어가는 밤중을 다카미나와 둘이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