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아보아도

당연히 소리는 들리니까.

다카미나가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귀에 닿았으니까.

흠칫한 마음이

준비를 한다.


" 잠시 지나가는 사랑 5 "


상처입을 준비는 되어 있다.

그렇게 말하듯이, 다카미나의 손을 떼어냈다.

포기하려는 마음가짐도 되어 있다.

그렇게 말하듯이, 살며시 눈을 떴다.


" 유코의 마음... 기쁘지만... "


다카미나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역시 가슴이 아파서.

상처입을 준비는 되어있었을, 텐데.

마음가짐도 되어있었을, 텐데.


그럴텐데. 라니, 역시 그럴리가 없나ㅡ...하며 비웃었다.

그도 그럴게, 듣고싶지 않아서 고개를 숙이고 무릎 위에 올려둔 손으로 주먹을 쥐고 있다.

손톱이 박혀서 아프다.

이 아픔은, 손이 아파서?

그게 아니면... 가슴이 아파서?



" 기쁘지만, 두 번째로 좋아. 라는건 기쁘지 않은데ㅡ(쓴웃음) "

" 에...? "

" 익숙해져 있다고 말하는 유코는 좋아하지 않는데ㅡ(쓴웃음) "

" 하...? "

" 아츠코를 좋아하는데다, 헤어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지만, 유코가 고백해줘서 기뻐. 이거... 바람? "

" 다카미나...? "

" 바람은 안되는거지... "

" ...... "

" 유코... 앗짱과 싸울 배짱은 있어? "

" ... 있는, 데...? "

" 무섭다구? 엄청 무서워(쓴웃음) "

" 무서운 것 보다 다카미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 이기고 있는걸. "

" 진짜냐(쓴웃음) 그럼... "



" 조금 기다려줄래? "

" 에...? "

" 제대로 생각할테니까. 유코에 대해서. 솔직히 유코를 그런 식으로 본 적, 없었으니까(쓴웃음) "

" 응... "

" 진지하게 이야기 해주는 사람에게 적당히 말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제대로 생각해볼게. "

" ... 고마워 ... 다카미나 "



어디까지나 성실하고,

어디까지나 상냥하고,

그런 당신을 사랑했다.

결코 잠시 지나가는 사랑따위가 아니라.

깨달음을 얻는것 같은, 진심인 사랑.

결코 열에 들뜨거나 그런게 아니라.

마음이 겹겹이 쌓인, 진심인 사랑.



다카미나가 생각한 결론이

내가 원한 그런게 아니어도,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상태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개의 바퀴는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 멈춰질 때 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러니까, 몸을 맡기자.

당신에게, 몸을 맡기자.



이번엔 내가 다카미나의 따뜻한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제대로 옆에 서서, 걷기 시작했다.


다카미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게 있어선 커다란 한 걸음.

다카미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게 있어선 커다란 용기.



깨달았을 무렵에는, 늦어버린 사랑.

잠시 지나가는 것이라고, 눈을 돌리고 있었던 사랑.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데,

늦는 것 따위 없다.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잠시 지나가는 것 따위가 아니다.



각자의 결심처럼,

밤하늘의 별들 아래에서,

손을 잡고 걸어간다.

다카미나의 옆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