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의 술자리에 참가했다.

발걸음은 가볍기도 하고 무겁기도 하고.

다카미나가 없다는 사실이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 하며 가볍기도 무겁기도 한 발걸음으로 예약되어있는 가게에 들어갔다.


「 잠시 지나가는 사랑 2 」


가게 사람에게 안내되어 도착한 안쪽의 방.

조금씩 들리는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에

본래, 즐거운 일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들뜨지 않을수가 없다.


미닫이 문을 열고 먼저 시선이 마주친 사람은 마리짱.

수고했어~(웃음) 하며, 말을 주고받으면서 호리고타츠 식*의 일본식 방에 발을 넣었다.


방을 둘러보고 참가 멤버를 보고 있다가, 눈이 점이 되었다.


왜...?

어째서...?


머릿속에 떠오른 물음표는,

주위의 눈이라든지,

자리의 분위기라든지,

전혀, 생각할 수가 없게 되었다.


머리에 피가 올라서,

그 사람을 노려보듯이,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 왜... 앗짱이 있는거야...? "

" 윳피ㅡ? "

" 있으면 안되는거야ㅡ? (웃음) "

" ...... "


그치만... 다카미나는?

오늘은, 다카미나와 밥먹으러 간다고 약속이 있었을텐데.

타카미나, 일주일 전부터 기대하고 있던걸 내가 알고 있는걸.

계속 봐왔었기 때문에, 알고 있는걸.



술자리를 즐길 기분이 들지않아서,

한결같이 쓴웃음조차 짓지 못하고 있는 표정의 모두에게는 미안하지만,

가지 않으면...

머리에 떠오른 것은 그것뿐으로.

머릿속에는 그것 밖에 없어서.


미안. 돌아갈래.

그렇게 말하고 발길을 돌렸다.


뒤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빠른 걸음으로,

반 뛰어가듯이,

되돌아 보는 일도 없이,

가게를 나왔다.



가게를 나와 바로 앞의 큰길에서 택시를 잡고, 내뱉듯이 목적지를 말하고, 시트에 등을 기대는 일도 없이, 그저, 오로지 앞을 보고 있었다.

가방 안에서 반짝 반짝 점멸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가만히 앞을 보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택시에서 뛰어내리고 현관 입구까지 달렸다.

빠른 걸음도 아니다,

반 뛰어가는 것도 아니다,

주위를 볼 여유조차 없이,

달린다.



짧은 거리인데도, 약간 숨이 거칠어진 스스로에게 늙었구만ㅡ(쓴웃음) 따윌 중얼거리고 , 호흡과 기분을 달랜다.


쭉 편 손가락 끝으로,

집 번호를 가볍게 누른다.

잠깐의 사이를 기다렸다가,

듣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크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와서.


" 왜?! "

" 열어ㅡ. "

" 어?! 엑?! "

" 빨리ㅡ. "

" 잠깐!? 무슨 일? ! "

" 추워ㅡ "

" 아! 미안 (땀) "


조용히 열린 자동문.

얼른 들어가서, 또다시 달렸다.

입구를 가로질러서,

몇 미터 앞의 엘리베이터까지

달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뭘 이렇게 필사적인걸까 따위는, 어리석은 질문.

근처에, 옆에 있을 수 없어도 좋지만, 시야에는 들어와있으면 싶으니까 .

단지, 그뿐...

그럴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욕심이 난다.

근처에, 옆에 있고 싶다고.

지금까지 줄곧, 앗짱의 지정석이었지만...

근처에, 옆에, 있고 싶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다카미나의 집을 향하면 집앞에 다카미나가 서있었다.

아무런 일도 없는 척 꾸미면서

얍! 하며 오른손을 들고서

다카미나에게 웃음을 지으면

엉. 하며

놀란 얼굴을 하고 오른손을 들어서 돌려주었다.



" 왜 그래??? 유코가 갑자기 오다니 신기하네... 랄까, 처음이잖아. "

" 응ㅡ(웃음) 다카미나가 보낸 텔레파시가 왔거든(웃음) "

" 텔레파시ㅡ??? 뭐야 그게(웃음) 보낸적 없거든(웃음) "

" 이상한데ㅡ(웃음) 분명 왔단말야 (웃음) "

" 뭐라도 마실래? "

" 마실래ㅡ. 따뜻한 차가 좋아"

" 오케이. "


주방으로 가버린 타카미나를 시선 끝으로 배웅하고, 마음대로 소파에 앉았다.

시야의 구석은 아니고, 빤히 다카미나를 봤더니 눈이 마주쳤다.


나와 달리 여유있는듯한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다카미나.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이 너무 시끄러워서 어쩔 수가 없는데.


차를 가지고 와서 옆에 앉은 다카미나.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받고서, 본론에 들어갔다.


 "그래서? 정말 뭐야? 무슨 일 있었어? "

" 응ㅡ? "

" 고민? "

" 땡ㅡ (웃음) "

" 그럼 뭐냐고ㅡ (웃음) "


" 울고있진 않을까... 걱정되서... 그뿐이야... "

" 에? "

" ...오늘... 앗짱이랑 밥먹으러 갈 약속이었지? "

" 어?! 왜 알고있어?! "

" 그렇게나 잔뜩 들떠있던 주제에(쓴웃음) 다보였거든요 (쓴웃음) "

" 진짜냐 ... "

" 근데... 앗짱이 갑자기 취소한거지? "

" (쓴웃음) "

" 오늘... 마리짱이랑 냥냥하고, 마시고 가자고 해서 말야... 그 자리에... 앗짱이 있었으니까... "

" 그랬, 구나(쓴웃음) 뭔가... 미안. 걱정시켜서... 모처럼 기대하고 있었을텐데... "

" 전혀. 내가 마음대로 한 거니까. "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는 다카미나를

끌어안을 수 있다면...

좋아한다고 고백할 수 있다면...

나로 정하라고 말할 수 있다면...


뻗은 손은,

작은 몸을 끌어안는 일 없이,

등을 어루만질 뿐.

바라보는 눈동자는

커다란 눈동자와 마주치는 일 없이

일방통행.



안타까움을 느끼고,

후우 숨을 들이마시고,

아무것도 꺼내지 않고,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