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로 며칠.

미나미랑 메일도 전화도 하지않았다.

고집을 부리고 있다.

" 리쿠, 빨리 화해하라고."

"시끄럽다고-."

" 유코도 이번에는 리쿠의 질투가 원인이라하니까, 딱히 확실하게 바람핀것도 아니고, 거기다 미나미쨩이, 그렇게 쉽게 다른 남자한테 끌릴 리 없잖아. "

" 알고있다니까· · ·. "

카이는 아마 미나미한테서 여러가지를 말하는 걸 들은 유코한테서 듣고, 이 일의 경위를 알고있다.

" 질투인가 · · ·. "

이때까지 약간의 질투는 있었지만, 이번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아마.

나 자신이.

무슨 일인지, 여유가 없는거다.

" 야 ."

" 응? "

" 어떻게하면 기분이 좋아질까?"

" 나한테 묻냐!?"

카이가 기가 막힌듯이 나를 본다.

" 당연한 말이지만, 뺏기고 싶지 않으면, 제대로 붙잡아두라고. 리쿠는· · · · 너무 안심하는거 아니냐? 그거 자칫 잘못하면 단순한 자만이야."

아픈 곳을 찌른다.

" 어쩐지, 알고는 있지만 · · · · 너에게 말해지면 화난단말야. "

" 어째서야. "

" 꼬마 주제에 잘난척하고. "

" 꼬마라고 하지 마! "

눈을 감고.

생각해 본다.

특별한, 미나미의 미소.

그렇게 만들기위한 노력을.


" 내가 나빴어. 좀 더 어른이 되도록 노력할테니까. 이번엔 빌어야지"



그때부터.

어떻게든 화해는 할 수 있었다.

만나거나 하지는 않지만, 전화 및 메일은 부활 .

미나미의 알바 얘기에 평범한 반응을 할 수 있도록 됐고, 내가 그러니까 미나미도 신경안쓰고 말하게 되었다.

" 이번에 알바의 모두랑 놀러가기로 했어. "

" 모두 간다니 · · · 가게는 어떡하고, 누가 하는데? "

" 뭔가 말야, 개조하는 것 같아, 하루만 휴가래 "

" 그래. "

" 영화보고 노래방 가자고 하던걸. "

" 많이 늦지는 마. "

" 네에 네 아빠 "

전화 반대편에서.

미나미가 웃고있다면.

그걸로 좋다.



잠시 후 .

나는 처음으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혼자서 완벽하게 케이크를 만드는 게 허락되었다.

손님에게는 내보이지 않는 시험작이지만, 어떤 케이크라도 좋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만들 케이크는 정해져있다.

스트로베리 쇼트.

알바를 평소보다 빨리 끝내고, 뒤로가서 만들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도 하고 있고, 여기에서도 여러 번 도왔다.

조금 잘 안됐지만, 처음만든 것 치곤 괜찮게 완성했다.

근처에 있던 치프나 동료가 시식해줬는데, 평가는 그럭저럭이었다.

나 자신은 아주 만족스러워서, 오랜만에 몸 안쪽으로부터 오싹오싹하는 감각과, 소리치고 싶을 정도로 기쁨으로 가득했다.

꿈을 향해 목표를 내걸고, 한 걸음 그곳으로 다가간 것 같이.

" 맛있구만ㅡ."

단 것을 좋아하는 카이가  달라붙어서 먹고있다.

" 이자식 얼마나 먹는거야. "

" 리쿠, 절대로 파티쉐가 될수있을거야 . · · · · 그래서, 그 상자는 미나미쨩한테? "

작은 상자에 작게 자른 케이크 를 넣으며.

" 엉. 케이크 만들면 주겠다는 약속이니까. "

" 그러게ㅡ, 미나미쨩도 케이크 좋아하니까. 라고할까, 리쿠가 파티쉐가 되려 한 계기니까 · · ·. "

" 시끄러 카이, 입 주위 의 크림부터 닦아. "





결국 카이는 미나미의 집까지 따라오게 되었다.

" 왜 오는 거냐고. "

" 오랜만에 두 사람이 달라붙어 있는 거 봐둘까 생각해서. 유코도 부를까나. "

" 절대 부르지 마. "

가는 동안, 미나미한테  메일을 보낸다.

" 지금 뭐해? 집에 있지? "

조금있다 답이 왔다.

" 지금 돌아가고있어. 알바 사람들과 노래방에 갔다오는 길이야 . "

그러고 보니 놀러간다고 했었지.

오늘이었나 .

" 미나미쨩 집에 있대? "

" 아니, 외출. 지금 돌아오고있대. "

가까운 역을 나와서, 미나미의 집이 있는 방향으로 발을 옮긴다.

몇번이나 지나온 길 .

"응? "

문득, 앞쪽에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카이도 깨달은 것 같고.

" 야 저거 · · · · , 저거 미나미 아냐? "

한층 더 작은 그 뒷모습.

걷는 방법이나 분위기로도 알 수있다.

" 야 리쿠 · · · · 옆에 있는 거 · · · 누구? "

미나미 옆에 모르는 남자가 있어서.

" 알게 뭐냐. 내가 묻고싶다고ㅡ. "

말하고 나서 아차 싶었는지, 카이가 걷는 속도가 늦어졌다.

" 알바 친구들과 노래방 갔다고 했으니까 · · · ·. "

혹시.

저 녀석이 선배?

두 사람은 걸으면서 즐거운 듯이 이야기하고.

옆을 보면 카이가 어색하게 나를 보고있었다.

" 뭐. "

" 리쿠, 아무튼 · · ·진정해. "

"뭘 말야. 저건 · · · · 보내주고 있는거 뿐이겠지. "

만약 내가 알바하는 애랑 놀러 갔다고 치면.

밤에, 집까지 보내준다는 선택은 당연한것으로.

그것뿐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타이르듯.

두근거림을 느끼면서.



작은 골목에 접어들었다.

나와 카이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미나미 뒤에서 따라가는 형태로 걷는다.

" 손은 안잡고있네. "

거봐 .

그냥 보내주고 있을 뿐이다.

" 리쿠, 얼굴이 무서운데말야ㅡ. "

그대로 응시하면.

자신에게 타이르는 말과는 반대로, 미나미는 매우 즐거운 듯하고 .

남자의 얼굴이 얼핏 보인다.

웃고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

그렇게 즐거워보이는건데.

무엇을.

그렇게 얘기하는건데.

배꼽 안쪽에서 피가 콸콸 몰리는 것을 느낄 수있다 .

모퉁이를 돌면, 미나미의 집이 보이기 시작했다 .

오가는 사람은 적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앞으로.

그리고 .

앞에 가는 두 사람을 보고, 내 다리는 멈췄다.

미나미가.

본 적이 없는듯한 만면의 미소를, 그 사람을 향해 짓고있었기 때문에.

즐거운듯한.

행복한듯한.

아무런 말도 나오지않는다.

그 정도로 충격으로.

난 그냥 서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 리쿠? "

" · · · ·. "

두 사람은 미나미의 집 앞에 도착해서, 뭔가 이야기 하고있다.

미나미가 고개를 숙이고, 아마 인사를 하는 것이다.

거기서 끝났다고 생각했다.





문득 남자가 뭔가 말하고, 미나미가 어 하고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다음 순간.

미나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었다.

남자한테.

안겨버렸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무심코 떨어 뜨리고 있어.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광경이 현실인지, 시선을 일단 돌려본다.

되돌린 앞에는.

이번에는.

미나미가, 남자에게 키스당했다.

미나미는 힘주어 남자를 밀어냈다.

그 얼굴엔 더이상 미소가 없어서.

난.

몇 초 기억이 끊겨서.

정신이 들고보니, 남자를 패고 있었다.

" 리쿠! "

뒤에서 카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치켜든 주먹이 내리꽂힌다.

" 리쿠, 그만둬. "

미나미가 나에게 달라붙어서, 필사적으로 저지하고있다.

" 비켜. "

나는 아직 땅에 엎드려 있는 사람만 보며.

" 부탁이야 그만해 "

" 리쿠, 그만둬. "

두 사람이 말린다.

나는 전신의 힘을 사용하여 떨쳐내려고 몸부림치며, 두 사람을 벗어나려한다.

남자에게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려는 내 앞을, 미나미가 자신의 몸으로 가로막는다.

" 그만둬 "

나는 그것조차 화가 나서 미나미의 팔을 잡아끌었다.

미나미가 얼굴을 찡그리지만, 그런것은 관계없이.

" 너, 이 녀석을 감싸는거야!?"

너무 흥분해서, 자신이 얼마나 큰 소리로, 어떤 표정으로 있는것 따위 모른다.

단지.

그 순간, 미나미의 몸이 움찔 떨고, 나를 바라보는 눈은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런 눈으로.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마.

플래시백하는 것은, 바로 좀 전의 영상.

미나미의 특별한 웃음.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 · ·.

" 아 · · · 아냐 · · 그런게 아냐, 리쿠 · · · · 리쿠 · · · 아파 · · ·. "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나미가 말한다.

미나미의 팔을 잡는 힘이 너무 강했단 걸 깨닫는다.

당황해서 손을 떼고 다시 미나미를 본다.

역시 겁먹은 눈으로, 한줄기 눈물이 흐르고, 소리가 안나오는듯이 울고 있었다.

" 미안 · · · · 미안 리쿠 · · · · · 미안 · · ·. "

스러질 것 같은 목소리.

필사적으로 짜내고 있다.

시야의 가장자리에 남자가 드디어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그것에 반응하기 전에, 이번에는 카이가 내 앞을 가로 막는다.

아무 말도 하지않고 고개를 흔든다.

카이를 보고, 미나미를 보고.

눈은 갈 곳을 잃고서, 어쩔 수 없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마치 자신을 진정시키듯 크게 숨을 쉬었다.

머릿속엔 몇 분 간격으로 일어난 일들이 빙글빙글 돌아다닌다.

" · · · 뭐야 · · · · 이건. 뭐냐고 · · ·. "

내 안에 있는 폭발직전의 것을 억누르는 동안.

미나미를 본다.

아직 겁 먹은 눈으로 나를 보고있다.

입가가 미안 하고 작게 움직였다.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말라니까.

"미나미"

부르면 또 움찔거리며 반응한다.

" 가 봐. "

" 에 · · ·. "

턱으로 남자쪽을 가르쳤다.

" 패버렸으니까. "

" 리쿠 , 그치만 · · ·. "

" 치료, 해 줘. "

그렇게 말하면, 미나미는 조금 당황하다가 남자쪽으로 다가갔다.

가방에서 꺼낸 손수건을 내미는 그 뒷모습을 보고.

내 가슴은 터질 것 같아서.

무리다.

나 자신이 나로 있을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생각되서.

나는, 온 길을 되돌아가기위해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