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좋다



따끈 따끈해서, 심호흡하면


신선한 공기와 습기가 적은 맑은 냄새가 난다



언젠가는 이런 맑은 공기를, 맑은 마음으로 빨아들일 일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 읏     차 "



쭉 손을 위로 뻗었다가

후우 하며 힘을 뺀다



발걸음이 가볍다


도쿄의 강은 더럽다고 믿고있었지만

의외로 깨끗했다



손에는 편의점 봉지를 매고서, 콧노래를 부르며. 강가의 제방을 걷는다



낮아지는 비탈에는 자란지 얼마 안된 잔디


그 아래에는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는 아이들


장난꾸러기들은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며 술래잡기 중


지금에 와서도 밖에서 노는 아이들은 있구나 라고, 아줌마같은 생각에 혼자 웃어버린다



" ... 아줌마인가 "



30살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버렸다. 옛 동료들로부터는 역시 결혼 못했지 라고 비웃어지고

그럼 40살까지로 바꾸면,

배꼽을 잡고 비웃었다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 그 사람도, 이상한듯이 웃고있었지



" 아츠코ㅡ "



오랜만에 부른 그 이름에...


불렀을 뿐인데

가슴이 꽉 조여온다



" 타카미나 "



뒤돌아본 아츠코는, 항상 그렇듯이 씨익 웃는다. 얼마가 지나도 변하지않는 그 미소는 나에게 안심을 준다.


그것도, 옛날과 다르지않다



" 엄청 맑네 "


"응. 아츠코도 나도 하레온나? "


" 그럴지도 "



앉아있는 아츠코 옆에

영차하고 앉았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아츠코 긴 머리를 흔든다



머리를 누르고, 그리고 귀에 머리를 건 아츠코는 아름다워서... 눈길을 빼앗긴다



" 응? "


" 아, 아니... 과자라든지 여러가지 사왔어 "



넘기듯이, 가지고있던 봉지를 들어보이면 고마워 하며 다시 웃는 아츠코


...나이를 거듭할수록, 아츠코는 아름다워지는 기분이 든다


나는 그대론데말야.



"아 . 조개 관자다 "


" 안주로 좋아하지 "


" 후후. 맥주 사왔네~ "


" ... 가끔씩은 괜찮을까싶어서 "


" 대낮인데? "


" 싫으면, 다음 기회에 "



그렇게 말하며, 아츠코가 가지고있던 캔맥주를 뺏아가려고 하면 쑥 도망가서. 멍하게 아츠코를 쳐다봤다



" ... 건배하자 "


" 헤헤. 건배 "



가끔은, 괜찮겠지.


따끈따끈한 온기와, 순진한 아이들의 목소리



천천히 마시면서

근황보고를 하기도하고, 옛날 이야기 하거나.


최근에 나온 내 CD는, 이미 사서 최근엔 매일 듣고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도, 아츠코가 나오는 드라마를 매주 녹화하면서 실시간으로 보고있다고 자백하면 기쁜득이 웃어주었다



" 아츠코가 엄마 역을 하는 날이 오다니 "


" 에ㅡ. 최근 부드럽게 되었다고는 자주 말해지지만 "


" 응... 뭐, 그럴지도... "



어쩐지. 입에서 나올 것 같아서 말을 황급히 집어넣었다



좋은 사람은 찾았어? 라니



아츠코를 멀리 한 내가

말해도 좋은 말이 아니다


그래도 역시

알아차린 듯 해서.



아츠코는 내 볼을 쿡 찌르고,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을 한다



" 왜ㅡ에? "


" 아니. 별로 "


"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계속 변하지않아 "



그 말에, 고개를 숙여버리는 자신이 싫다


멀리한 것은 나면서도

기쁘다고 생각해 버리는 내가 있어서



그래도 역시 완고한 나와, 내 안에 있는 항상 변하지않는 소원



" ...그래 "


" 응. 타카미나는?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



정말 온화하게 웃는 아츠코


언제부터 이렇게 강해진걸까


원래부터...

나같은 것 보다 훨씬 강했지만말야


왠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가버린 것 같아서



" ...안생겼어 "


" 그럼 40살도 무리네 "


" 그렇게 정하지않아도 "


" 아니ㅡ. 타카미나는 절-대 무리 "



어깨가 닿아버릴 정도로 가까이 있는데말야


아츠코는 한바탕 웃은 뒤

후-하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조금. 분위기가 바뀐다


아츠코를 감싼 기운기, 그 때와 겹친다



" 40살에에도 무리라면, 어떡할거야? "


"..."


"..."


" 어떡하면 좋을까 "


" 이젠 포기해, 결혼같은건 "


" ... 평생 독신? "


"응. 나도 평생 독신 "



강을 바라보는 아츠코의 옆모습도

언젠가 본 적이 있다


반드시... 그것을 관철하겠지


그렇게 납득할 정도로, 늠름해서.


눈부셨다



" 독신이잖아, 두 사람 다 "


" 후후.

고독사하지 않도록 둘이서 살자고 "


" 고독사라든가 말하지 말라고 "



정말 그럴 것 같잖아, 라고 내가 어깨를 떨어뜨리면

아츠코는 웃으며 착하지 착하지 하며 위로해준다



2 명이 할머니가 되어도, 저녁 메뉴로 싸울 수 있다면 재밌겠지



생각해볼게. 그렇게 말하려고 생각했는데


언덕 아래에 있던 아이들이

꺅꺅 말다툼 하면서

이상한 스탭을 밟고있다



아츠코와 얼굴을 맞대고, 뭐하는거지 라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 너말야, 빨리 스킵 정도는

할 수 있도록 되라고- "


" 그치만... 모르겠는걸 "


" 자. 그럼 우리들 의 양 팔을 잡아줄테니까, 같이 달리는거다 "



장난꾸러기들은, 아무래도 스킵을 연습하고 있는 듯 싶다


내버려두거나 하지않고 연습에 끼워주는 남자아이들. 중간의 아이는 그야말로 운동치 같았지만 몇번이나 몇번이나 시도하는 가운데, 어떻게든 형태가 되어서

3명이서 웃으면서 스팁을 했다



" 좋네, 뭔가 "


" 응. "


" ... 아츠코는 스킵이 됐었던가? "


" ......가능해 "


" 뭐야 방금의 침묵은 "


" 타카미나도 미묘하잖아 "


" 나는 극복했는걸 "



잘난 얼굴로 말하면, 아츠코 응?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처음 선보였을 때 아츠코가 없었다. 어쩌다 상황에 맞아서 한 스킵은, 그 이후로 선보일 자리가 없었던 느낌이 든다



" 세이부 돔에서, 첫 콘서트 때 피로했었어 "


" ... 아. "


" 아츠코는 직접 보진 않았으니까 "



쓰라린, 추억이다


아츠코는 잠시 생각에 빠졌는지 말없이 있었지만... 곧 예전의 도S를 방불케하는 미소를 지었다



" 해봐 "


" ... 어이 어이.

억지부리지 말라구, 이런 아줌마한테 "


" 괜찮아. 조그만하니까 초등학생이 하고있는 걸로 밖에 안보여 "


" 보이지 않거든! "



에ㅡ, 하고 입술을 삐죽이는 아츠코를 보고

이번에는 내가 미소를 지었다


응. 스킵은 할 수있는 사람과 하는 편이 극복할 수 있는데다. 나는 일어나서 짝짝 하며 잔디를 깔고 앉아있는 아츠코 에게 손을 뻗었다



" 아츠코도 하자 "


" 엑 "


" 극복할 찬스 "


" 됐어. 창피하잖아 "



이 녀석이.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일을

나에게 시키려고 한 거냐


그래도, 술이 들어간 효과인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 아츠코는 내 손을 잡고 마지못해 일어섰다



" 지금까지 할 수 없었으니까

못한다구 "


" 아직 인생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다, 앞으로의 절반 이상은 스킵이 가능한 인생으로 하자고-! "


" ... 거기까지 중요하진 않잖아

스킵같은건 "



납득이 안가는 얼굴을 하면서도,

언덕을 조금 올라 길로 나선다



누군가 보면 부끄럽다는 생각은 있으니까, 일단 앞뒤로 확인하고서


이어져있는 손을 보고

아츠코의 얼굴을 보고


정면으로 얼굴을 돌렸다



" 간다 "


" 응."


" 하나 둘 "



탁탁 탁탁 하고 가볍게 나아갔지만


오른쪽에서 줄서서 스킵을 하는 아츠코는 역시 어딘가 이상해서, 처음에는 제대로 리듬에 맞게 스킵을 하고있던 나도 덩달아 이상해져서.



꾹 하고 멈춘다



" 잠깐, 아츠코 그만두라구 끌어들이는거 "


" 헷헷헷 "


" 제대로 되는 분으로 부탁드립니다~ "



온 길을 다시 돌아가보지만


또다시 내가 이끌려 멈출 수 밖에 없어진다



" 안되잖아 "


" 아츠코가 너무 서툴어서 그렇잖아 "


" 에에- . 타카미나가

끌려오니까 그런거잖아 "


" 끌지말라구! "


" 능숙한 사람이 힘내야 하는거지-? "



가볍게 말다툼하고 있으면 웃음소리가 들린다.


아츠코와 동시에 그 쪽을 보면


낮은 언덕 아래의, 3명의 어린애들이 우리를 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망했다.


... 잊고 있었어, 저 녀석들



둘이서 부끄러워하면서, 앉아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흘렀지만


갑자기 아츠코가 뿜으면서, 털썩 풀숲에 쓰러지곤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 아하하핫, 이상해ㅡ.

바보같잖아-!! "


" 풋 ... 하하하!! "



아츠코와 마찬가지로 풀숲에 누워서


나도 웃어버렸다



굴욕적이야ㅡ라고 눈물을 띄우며 웃는 아츠코를 보며 나도 부끄러워서 죽을것같아ㅡ하며 배를 잡고 웃었다










" 하아 ... 오랜만에

복근이 아플 정도로 웃었다 "


" 괴로워."


" 알코올 매직이네 "


" ... 그렇네 "



웃음도 진정되고 , 한숨 돌렸지만


나도 아츠코도


아직 드러누운 채로.



새파란 하늘이



아름다워서


왠지 부러워서.



하지만

이런 식으로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멍하니 생각한다.




구름이 2, 3개 있는 정도가


하늘이란 느낌이 들잖아




" 구름 없네 "


" ...그러게 "


" 새파란 하늘은 때때로 무서워"


" ... 스래? "


" 새까만 하늘도 어릴 땐 싫어했었어 "


" 아, 그건 알 것 같아"



천천히, 슬슬 주고받는 말은


왠지 안심된다



왜 그럴까.


아츠코가 상대라서 그럴까



" 구름이나, 별이 있는 게 좋아 "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



똑같네 라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귀에 닿아서.


안타까워진다.



아츠코가, 또다시

멀리 가버리는 감각에 덮쳐진다



그런 것을 느낀다니 착각일텐데 말야




정서불안일까,라고 혼자서 쓴웃음을 지으면, 톡톡 어깨를 두드려졌다


얼굴을 돌리면 아츠코와 눈이 맞는다.



" 타카미나 "


" 응? "


" 역시 됐어. 슬슬 갈까 "



의외로 말하지 않고서 아츠코가 상체를 일으켜서, 나도 물어보는 일 없이, 몸을 일으키고 일어섰다


맥주 1캔만 마신 우리는 그다지 취하진 않았지만


완벽하게 취하지 않은건 아니다




편의점의 봉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쪽의 손을


아츠코에게 꽉 붙들려서.



분명 눈이 맞으면

여러가지로 깨달아버리니까


나는 똑바로 앞을 본 채로



아츠코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미래의 일 따윈 모른다


결심이 흔들려 버리는 일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변함없다고 생각하는 것


변함없다고 생각하는, 너와의 관계를





계속 바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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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물론 소설과 현실을 착각하는 일따윈 없지만, 혹시나 이런 결말이 날 바에야 지금 당장이라도 아무나 좋은사람하고 결혼하고 행쇼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덕후 1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 30이 넘을때까지 첫사랑에 헤메고 있음 레알 불쌍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