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전에 왔을 때보다 물건이 줄어든 집안


1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 자, 여기- "



툭 하고 눈앞의 테이블에 놓인 컵. 작게 인사하고나서 입김을 불며 입에 담았다



" 열쇠, 가지고 있잖아

들어왔으면 좋았을텐데 "


" ... 응."



타카미나는... 평소대로


웃으며 오랜만이야 라고 말하고, 전화 못받아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딱히 뭔가를 말하지도 않고 평범하게 방 에 들여주었다



" ... 이사, 하는거야? "


" 응? "


" 어쩐지 물건이... 적어져서 "


" 으음-... 아니. 대청소를 했을 뿐 "



타카미나는, 옆이 아닌 대각선 앞에 앉았다


평소대로가 아닌 부분을 찾아서, 왠지 안심하고 있는 내가 있다



"..."


"..."



시계바늘 소리만이, 울려퍼진다


긴장으로 손은 떨릴 것 같고. 머리가 새하얗게 될 것 같고... 뭔가 말을 꺼내지 않으면 이 공기를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저, "


" 응? "



도망치면 안돼


도망치면 안돼...



꼭 눈을 감고서


심호흡을 하고 말을 쏟아냈다



" 저번엔... 미안 "


" 응. 전혀 괜찮아 "


" ... 고민, "


"..."


" 들어, 주었었지... "



힐끗 타카미나를 엿보면, 이쪽을 똑바로 쳐다본 채로.


나는 눈을 돌리고 만다


머릿속에 어떡하지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 들었었지 "


" 나, 나 취해서... 그, 뒷부분은 그닥 기억이 안나서 "


"..."


" 타카미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싶어서 "



앞으로 몇 년이면 30살이 되는데. 이런 중고생같은 짓을 하고있다니 우습기 그지없지만


어쩔 수 없잖아.


우리는 중고생 시절에 사랑같은건 안했다




처음 좋아하게 된 사람은 눈 앞에 있다





" 착각이야 "


" ... 헤? "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몰랐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얼굴을 올려도


타카미나는 언제나처럼

상냥하게 웃고있지 않다



" 힘들 때, 곁에 있어준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 버리는 거 아냐? "


" ... 아, 아니야 ! 타카미나였으니까 "



말하고서 깨달았다


이것은 너에게 하는 말이라고

말한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타카미나는 딱히 놀란 느낌도 아니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간다



" 사춘기에, 계속 곁에 있으면 그렇게 될 거야. 하지만 그건말야, "


" 달라!! "



착각이라고 말하는걸 원한게 아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랑으로,

나는 타카미나가 좋아서.


계속 곁에 있고싶어서 ...



서로 사랑하게, 되고싶어서



계속 평행선이었던 우리의 거리를


줄이고 싶었다.




옆에 있을 수 있는 거리는 마음이 편했지만



2개의 선인 채, 평행선이면

영원히 만나지 못한다고 깨달아버려서



1개의 선이 되고싶다고 생각했다




" 아냐, 아냐... 착각이 아냐 "


"..."


" 그럼, 어째서... 어째서 그런 자국... 붙인거야? "



지금까지 무표정하던 타카미나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하지만... 내 눈에 차오르는 눈물때문에

일그러진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



" ...취했었으니까 "


" 그거 뿐? "


"..."


" 타카미나, "



불러봐도, 아까처럼 나를

똑바로 쳐다봐주진 않았다



" 나도... 착각했어 "



욱신 가슴 속이 저민다



싫다.



이 감정은 진짜인데

내가 전하는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을 터인 얼굴을 돌리는 것 말곤 못해서



" 아츠코는, 계속 웃는 얼굴로 있어 "


" 무, 무슨... "


" 결혼해서 따뜻한 가정을 가지고, 평범하게 행복해졌으면 해 "



또 그건가. 뭐야 그건.




나의 행복은



타카미나와 함께 있는건데





" 내 행복... 마음대로, 정하지마 "


" 미안 "


" 타카미나 "


"..."


" 타카미나가, 없으면... 안되는데 "


" ...... 미안 "



미안한 것 같은, 타카미 마라


눈물이 멈추지 않는 것은 차인 것을 머릿속에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까



어떻게 해야할질 몰랐다


왜냐하면.


사랑을 한 것도 처음이다.


고백한 것도 처음


차인 것도 처음이었다



머리에, 따뜻한 손이 닿는다



위로해주는 손은, 항상 이 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지금은 점점 눈물이 흘러 넘쳐버린다



" 차, 착각같은게 아냐 "


"..."


" 절대...아냐 "



훌쩍훌쩍 코를 훌쩍이며, 그런 말을 계속하는 나에게 타카미나가 곤란한 듯이 웃고있을 뿐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계속... 같은 거리를 유지해 온 2개의 선은


잠깐 만나서, 하나의 점을 만들고





교차해서



멀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