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연 순간, 당했다는걸 깨달았다



" 마리코는ㅡ? "


그런건 이쪽도 모른다



내가 들은 것은

오늘 유코가 온다고 한 것


확실히 이상하다고는 생각 했었다

녹화가 함께였기 때문에

그대로 집으로 오면 되는걸


숙박 세트 가지고 올테니까라며

일단 집에 갈게! 라고 말했지만


언제나 제멋대로 남의 것 입었으면서




왜 그때 눈치채지 못했던 걸까

이러니까, 둔감하다고 말해지는거겠지






" 그래서, 아츠코는 뭐라고 들었는데? "


" 마리코가, 오늘 타카미나네 집에서 다같이 자자고 "



과연

뒤에서 그 두 사람이 짜고 있었던건가



" ..... 낚여버렸네, 아츠코 "


" 엣? "



잘 이해가 안가는 아츠코한테

지금의 상황을 알기쉽게 설명했다




" .....헤에ㅡ"


" 뭐어, 현관은 그러니까, 들어와 "


" ...... "



무엇일까

이 아츠코 특유의 무언의 압력


" 돌아가는게 좋아? "


" 넵? "




무, 무슨 말을 할까 생각했더니...


생각치도 못한 것을 말하길래

목소리가 뒤집어졌다



" 농담-. 실례합니다- "



쿡쿡 웃고서

나를 방치한 채로

아츠코는 거실에 들어갔다


웃는 얼굴이 어딘가 슬퍼보였지만

못본 척 했다







만들어 놓은 저녁밥을 아츠코에게 대접하고

둘이서 TV를 보면서 식사시간


평소엔, 이렇다저렇다 서로 말하지만

아무리그래도 지금의 관계라면 그렇겐 안되는 것 같다


두 사람 모두 침묵

들리는 것은 텔레비전에서 흐르는 밝은 목소리뿐



어색함이 거실 안에 감돌지만

무리하게 말을 꺼낸다는건 생각도 못한다



사실 문제는,

지금 아츠코와 둘이서 있으면

이 마음을 말해 버릴 것처럼 된다


아츠코의 얼굴을 볼 때마다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이성보다 본능이 이길 것처럼 되어가고있다



이러니까 사춘기남자는

같이, 유코에겐 변태 취급을 당했지만

유코에게는 듣고싶지 않다





" 잘먹었습니다ㅡ "



멍- 하게 생각하고 있으면

옆의 아츠코는 이미 다 먹은 것 같다


배를 누르며, 후ㅡ하고 한숨쉬고서

뒤의 소파에 기댄다



" 별거 없었지만말야"


" 맛있었어ㅡ 아ㅡ 졸린다 "


천장을 올려다보며

점차 아츠코의 눈꺼풀이 감긴다



먹고 바로 자면 돼지된다

같은 건, 이 아이에게는 그런 말이 통하지 않는다



10초, 아니 5초

다 먹고 잘 때까지의 시간

역시나싶다


아까까지 팍팍 먹고있던 아츠코도

지금은 쿨쿨 꿈나라



그런 잠자는 얼굴을 보고

또다시, 그 충동에 이끌린다



그렇지만

자고있는데 덮치는 건

진짜로 변태다! 마음속으로 지적하며

남은 밥을 계속 먹었다


















접시를 씻고

테이블을 닦고


식후의 커피 ... 라고 하고싶지만

두 사람 모두 내일 아침이 빠르기 때문에

코코아로 해두자



코코아가 든 머그컵을

아직 꿈속에 있는 사람의 앞에

살짝 놓았다


아까 덮은 담요의 끝을

마치 아기처럼 잡고있는 아츠코



" .... 귀여워 "



분명, 모두가 이렇게 생각할것이다


지금, 이 잠자는 얼굴을 독차지 하고 있는게

기뻐서 견딜 수가 없지만



" 당신이 선택한 배우 베스트10 ! "


그런 쾌활한 목소리와 함께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문득 눈을 텔레비전으로 향한다







이 녀석일지도 모른다

아니, 저 녀석일지도

여기 이 사람일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나오는 배우의 이름과 사진


멋있고, 다정해보인다


아츠코에게 딱 맞을지도 모르겠네





같은걸 생각하고있으면

또다시, 눈물이 나와서

살그머니 침실에 들어갔다





















" 하아ㅡ..... "


침대위에 앉으면

선반 위에 있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레코드 대상의 표창을 가지고 기뻐하는 나와

그 옆에서 만면의 미소로 브이를 하고있는 아츠코




그 미소를 보면

또 가슴이 단단히 조여든다




" .... 타카미나"


그 소리에 깜짝 놀랐다

문 앞에 서 있는 것은

덮어준 담요로 감싸고있는 아츠코였다



" 옆에 가도, 좋아? "


" ....으응 "



살포시 내 옆에 앉아서

담요를 내리고 머리카락을 정돈했다



" 앞으로 1개월이네 "


" 그러게 "


" 빠르다아.... "


" 외롭지ㅡ "


" .... 당연하잖아 "



졸업같은거 하지마

계속 내 옆에 있어

나만의 아츠코로 있어




또다시, 튀어나오는 말을 삼켰다







" .... 타카미나"



약간의 침묵 후

평소 보다 탁한 목소리로

아츠코가 나를 불렀다



"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마 "


" 엣? "


" 계속 입 다물고 있어 "





몸 전체가 떨린다

분명 앞으로 아츠코는

아츠코는 아마....



" 타카미나, "




나를 부른 아츠코의 눈에서

어마어마한 눈물이 흘러내려서


무심코 살그머니 손으로 닦아냈다



아츠코의 눈물에 이끌려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한 번 입을 열고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바로 미간에 주름이 생기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심장소리가 빨라진다

아마, 지금의 내 얼굴은 빨갛다

손도 떨리고



하지만, 똑같이 떨리는 손으로

아츠코는 나를 껴안았다







오랜만에 아츠코에게 안겨서

무심코 눈물이 난다





" ......좋아해 "




구슬픈 외침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아츠코는 말했다





계속

계속 듣고 싶었던 말


계속 말하고 싶었던 말





아츠코를 껴안으려고 손을 돌릴 때

그것을 눈치챘는지


아츠코는 내게서 살짝 떨어졌다



" 안돼 "



나를 보지 않고

아래를 향하고 아츠코가 말했다




알고있어

내가 말하면 끝이다


캡틴인데

규칙을 어기면 최악이다


아츠코는 앞으로

멋진 남자와 멋진 미래를 만들어가는 거다



방해하면 안되는거다





「 그럼, 이대로 괜찮아? 」




괜찮아

나의 선택으로

아츠코의 미래가 행복해진다면

나는 아무것도 말안할게




「 그럼, 내 마음은? 어떻게 되는거야? 」



내 마음같은건

아마도 평생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좋지않은가

아츠코의 미소를

가끔씩이라도 볼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한 일은 없지않나



「 그 미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싶지 않아? 」





.... 그만둬


꾹 하고 뭔가를 삼키고

아래를 향하고있던 아츠코의 뺨을 만졌다


그러자

괜찮아 라고 하듯이

아츠코는 방긋 미소지었다










이제, 한계일지도 모른다


인내같은거 할 수 있을리가 없다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싶지 않다


전부


전부 나만의 것으로 하고싶다









정신이 들면 침대로 아츠코를 넘어뜨리고

정신없이 아츠코에게 키스하고 있었다




저항하는 아츠코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잡았다



" 읏! 잠깐, 타카미나! 안된다고! "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역효과로



" 좋아해 "



힘없이 나온 이 말에

아츠코의 힘이 약해진다



눈치채면 두 사람 모두 울고 있어서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 좋아, 한다고"


눈물에 막혀서, 제대로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말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


그대로, 다시

뜨거운 키스를 했다


아까까지는 저항하던 아츠코의 팔도

어느새, 내 목에 돌려져있어서



몇번이나 몇번이나

키스를 반복했다




아아, 위험하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손이 무의식적으로 아츠코의 부푼 곳을 만진다



" 읏!? 타카미나! 스, 스톱! "


깜짝 놀라 고개를 든 아츠코의 뺨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고



바보야ㅡ

반대로 불타오른다구



" ..... 안돼? "


"... 나는 처음인걸 "


" 나도, 그런걸 "


" .... 부드럽게 해? "



눈시울을 적시면서 머리를 기울이는 아츠코가 귀여워서 어쩔 수 없고


오케이 라고 귓가에 속삭이고


또다시, 키스했다















모두 미안해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웃는 얼굴을

계속 옆에서 보고싶습니다


순진한 미소를

나만의 것으로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가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아츠코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 '사랑해' "


겹쳐진 말에

둘이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