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미나]시들어버린 자원(紫苑) 7 <그런 현실, 필요없어>
눈을 뜨면, 흰색... 천장이 보였다
어라.
나, 뭐하고 있었지.
" 타카미나 ... "
아츠코. 아츠코의 목소리.
그래... 나는 전화를 받고.
그러고나서,
" 타카미나... 타카, 미나... "
어느새
내 손을 꼭 하고 가져가있어서
목을 움직이는 것도 귀찮았지만
약간 고개를 기울이면
아까까지 보고있던 아츠코와는 조금 다른, 새빨간 눈을 한 아츠코가 나를 보고있었다
" 아츠,코 "
" 으... 다행이다... 다행이야... 타카미나 "
훌쩍훌쩍 우는 아츠코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거기서 마침내, 나는 병원 침대에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 미나미, 들려? "
아츠코 뒤에 서있는,
키가 큰 숏컷의 여성이
말을 걸었다
... 누구일까.
나는 내심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희미하게 끄덕였다
그랬더니 아츠코처럼 새빨간 눈을 손으로 가리고... 다행이다, 라고 중얼거렸다
" 아츠코... 나, 선생님 불러올게 "
잠시 두 사람 다 울고있었지만, 뒤쪽의 여성은 아츠코를 향해 웃으면서 병실에서 나갔다
" 2주동안이나 눈을, 안떠서... "
"..."
" ... 기억나? "
왠지, 말하기 어려워하는 아츠코에게...
나는 고개를 젓는다
2주동안... 2주동안 잤다고?
전화를 받고, 팟 하고 의식이 중단되고.
그때부터 2주동안?
영문을 모르겠어, 그런...
'트럭에... 치였었어 "
에 ...
" 우회전 한 트럭에게, 그래서 그대로... 계속, 눈을 뜨지않아서."
아츠코가, 내 손을 잡은채로 기도하듯이 자신의 이마에 손을 붙인다.
아츠코의 왼손 약지에,
예쁜... 반지가 보여서.
트럭에 치였다, 같은 사실은
어딘가로 날아가버리고
그것을 이해한 순간에
눈물이 흘러넘쳤다
나에게...
아츠코에게 반지를 준 기억 따윈 없다.
하지만, 거기에 끼고있다는 것은... 그런 사람이 나타난 것일까
왜 몰랐을까
계속 함께 있었는데.
눈앞에 있는 아츠코는
누구의 것이 되어버리는 걸까
모처럼 깨어났다해도...
괴로울뿐이지 않나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고.
텅 비어버린다.
아아...
하지만, 괜찮아.
나에게는,
나의 아츠코가 제대로 있지않는가
" 타카미나? "
불러도 대답하지 않은 채,
아츠코한테서 눈을 돌렸다
새하얀 천장에...
아츠코의 미소가 떠오른다
만나고 싶다.
아츠코를 만나고 싶다
눈을 감으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눈을 감으면... 이런 현실에서
도망갈 수 있는걸까
" 무슨 일이야, 응... 타카미나 "
싫은거다.
아츠코가 누군가와 함께 웃고있는 거라니, 보고싶지 않다
이런 세계, 보고싶지 않다.
병실에, 누군가가 들어왔지만
나는 상관없이 눈을 감았다
다시 한번, 나만의 아츠코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