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148%

[아츠미나] 행복의 형태 5 <때늦음>

yuyuyuu 2013. 9. 13. 21:32






타카미나와 만나지 않게된 뒤로,


몇 달이 지났다



가슴 안쪽에 있는 타카미나는

그때 이후로 변함없이 괴로운듯한 얼굴로 웃고있었다





눈앞에는, 웃는 얼굴로

최근에 본 영화의 감상을 말하는 남자가 있다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고. 이 사람과 더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쪽도 그렇게 생각해준 것 같아서...


첫 경험에, 마음이 들뜬다




하지만 얘기를 해나갈수록,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 흥미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더 알고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든다


끝나갈 무렵에는, 쓴웃음으로 맞춰주고 있었다




그래도


또 연락해도 되나요? 하며 조심스레 물어보는 이 사람에게 나는 끄덕이고, 택시를 잡아 준 남자에게 차 안에서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무엇이 다른 것일까



착하고 성실하고


재미있고 미소가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겸손하기도 하고.



무엇이 다른 것일까




「 아츠코ㅡ 빈둥거리지 말고 도와달라구 」


「 싫어어 」


「 늘어져있으면 나중에 곤란해진다 」


「 타카미나가 돌봐~ 」


「 응, 뭐어... 그럴 생각이지만/// 」





...






" 타카미나랑 다르다니 당연하지 "




타카미나는 타카미나일 수 밖에 없다


타카미나처럼

모든걸 맡길 사람도 없다




멍하니 있었지만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한다




계속, 그곳에 있는 추억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그 귀염성없는 상자 앞에 주저앉았다




대충 휘날려 쓴, 필요없는 것



필요없다면 안열겠지 라고 생각하고, 단단히 테이프로 감아둔 자신이 원망스럽다





뚜껑을 열고 먼저 보인 것은


쿠션이었다


손에 들고 얼굴을 묻어보면, 그리운 냄새



" 타카미나 냄새다 "



볼이 느슨해지고,

그것을 껴안은 채로 안을 뒤진다


하나 하나 손에 들고

바라볼 때 마다 추억이 떠올랐다



사라져간다




바닥에 있던,

읽고있다가 도중에 그만둔 책


나도 참 쉽게 질리는 성격이라고 기막혀하면서도 무심코 스르륵 넘기다보면



흰 종이가 끼어있었다



심장이 크게 두근거린다






손에 들고, 열어보면



역시... 좋게 말해도 잘썼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타카미나의 글씨가 줄지어있었다














아츠코에게




어라, 읽을 기분이 되었나보네.


질렸어ㅡ 라고 말하고선, 그대로 두니까 분명 더이상 읽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서 타임캡슐이 아닌, 타임북으로 해 버리자 라고 생각했어.



내가 없는 곳에서

읽어버리면 조금 부끄럽지만



거기에 있지-? 미래의 나-!



뭐 아무튼, 약간의 장난이니까


그렇게 놀리지 말아줘,

미래의 아츠코씨


모처럼이니까 나의 아츠코를 향한 마음이라도 써둘까나


아.

지금 기분나쁘다고 웃었지


흐흥 거리며 미래의 나를 괴롭히고있지ㅡ


그런 일은 없어?


헤헤. 아츠코는 나를 너무 사랑하니까말야


나도 사랑해



아츠코는 자주, 내가 더 좋아하는 마음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내지만.


그런일 없어



아츠코보다 2배는 더 좋아해.


과장이 아니라, 정말입니다



내가 뭔가를 할 때마다

행복하게 웃어주는 아츠코가 좋아


싸우면 절대로 사과하지 않지만, 미안하다는 얼굴로 딱 붙어오는 서투른 아츠코가 좋아


먹고있을 때

야성미 넘치는 아츠코도 좋아(웃음)



내가 꿈을 향해 한발짝 나아갈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는 아츠코가 좋아




아츠코가 있지않았으면 여기까지 힘낼 순 없었어


아츠코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함께 행복을 만들어나가자




타카하시 미나미









함께.




함께...





이어지지 않는 것이 싫었다.


두 사람이 살아있다고

증명해주는 것을 원했다



함께 있어도, 인정받지 않는다면


함께 있는 의미도 없는게 아닐까해서... 타카미나의 곧은 애정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행복한 게 너무 익숙해져서


이건 행복한게 아니라고

타카미나를 밀어냈다





얼마나, 바보인건지




분명 나는 타카미나가 좋아서


타카미나도 내가 좋아서



이때까지 살면서 가장 노력했다고 생각하는 고백은


타카미나가 꾹 껴안아줘서.



그대로 감싸고 소중히 해주었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안쪽의 열쇠가 잠긴 문을 박차고


타카미나가 넘쳐흐른다




" 이젠... 늦었어 "




깨닫는 것도,


부서진 문을 바로하는것도


때늦었다





깨닫지 않았으면 좋았다.


왜냐하면 이런 거, 타카미나에게 말할 수 없다




아직 좋아한다고 깨달았다라니


어떤 얼굴로 말할 수 있을까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더더욱 눈물이 흘러넘친다



껴안은 채인 쿠션이, 마치 위로하듯이 그리운 냄새를 흩뿌린다



" 역효과야, 바보 "



언젠가 타카미나가 해준 것 처럼

쿠션을 꼭 끌어안았다





마치 타카미나를 끌어안고 있는 것 같아서




더 강한 힘으로,


가슴 안쪽으로 움켜쥐었다






" 지금만이라도, 타카미나로... 변해줘 "




쿠션은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다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지도 않는다





단지 떨어지는 눈물을 빨아들였다